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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여행 2탄) - 계획 20%, 만족도 200%였던 형제여행 엔딩로그 🎬 본문

제4장 - 새로운 도시로 가는 길
한국시간으로 새벽 02시. 호주시간으로 새벽 4시 알람이 울리자마자 나는 벌떡 일어났다. 옆을 보니 동생이 먼저 일어나 있었다.
동생은 호주에서 바쁘게 살고 있다. 항상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시작해 오후 3시까지 고기공장에서 일을 한 뒤, 저녁에는 우버 잇츠 배달일을 한다. 워홀러의 삶이란.. 쉬는 날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워홀 친구들과 도시로 나가 놀거나 근교 여행을 다닌다. 겉으로 보기엔 빡센 스케줄인데, 본인은 일·휴식·여행을 꽤나 자연스럽게 섞어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동생의 생활을 살짝 엿보고 나니, 새 도시로 향하는 오늘의 로드트립이 단순한 ‘관광 코스 이동’이 아니라는 게 더 실감 났다. 나는 21일짜리 여행자 티켓을 들고 새로운 도시로 이동하는 설렘을 느끼는 중이었고, 동생은 앞으로 몇 년을 살아갈 무대를 선택하러 가는 공포감을 느끼는 중일 수도 있다. 같은 차를 타고 같은 도로를 달리지만,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면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는 상황이랄까.
(스르륵), 동생이 먼저 운전을 한다고해서 나는 동생이 좋아하는 J-pop 플레이리스트가 조용히 깔아줬고, 새벽 졸음을 쫓으려는 형제 둘의 쓸데없는 농담들이 오고 갔다. "캥거루는 언제나오냐, 동생은 웜벳? 한 번도 못 봤다고 웜벳 보고 싶다고 하고, 이 드넓은 초원을 보니까 진격의 거인 나오는 거 아니냐는, 배 아프다 화장실 언제나오냐, 여기서 전기차 방전 나면 어떻게 조치하나 렉카가 있으려나?, 계속 똑같은 곳을 돌고 있는 거 아니냐는 등ㅋㅋㅋ" 물음에 생각지도 못할 대답들을 해주면서 시간을 극복하고 있었다.. 오늘은 ‘출근길 BGM’이 아니라, ‘새 도시로 이사 가는 OST’라는 느낌이 강했다.
첫날 도시이동계획은 단순했다. 멜번에서 시드니까지 900km 한 번에 이동하기.. 중간 휴식장소는 캔버라..중간에 들리고 싶은 곳이 생기면 차 세워서 감상하고 이동하는 것까지는 하자고 큰 틀만 계획했다. 그렇게 모든 짐을 넣은 뒤 05:00 출발, 중간지점인 캔버라 12:48에 도착을 했다. 드디어 마주한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비어있는 상가들,,건물 공사도 많고, 사람도 많이 있진 않았다. 캔버라가 궁금해져서 알아보니 시드니와 멜번이 서로 "내가 수도 할래"로 귀엽게 싸우다가, 타협안으로 두 도시 사이 어중간한 내륙 땅에 수도를 새로 만들자고 해서 탄생한 도시가 '캔버라'라고 한다. 그래서 바다와도 떨어져 있고, 호주 수도 특별구(ACT)라는 별도 구역 안에 있는 행정 중심 도시고, 국회의사당과 대사관, 정부기관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게 캔버라에서 잠깐의 휴식을 한 뒤, 점심만 먹고 바로 출발했다. 시드니로 가기 전 "Thirroul"이란 하이킹과 바다 경관, 해변을 볼 수 있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비유를 하자면 맬번 투어에 껴있는 그레이트 오션로드의 스몰 버젼?느낌이다. 내가 여기를 안 가봐서 자연의 웅장함을 느낌이라도 맛볼 겸 가자고 했다. 가고 있는데 거의 다 왔는데,, 날씨가 너무 안 좋아져서 아래 사진에 있는 "Coledale BEACH"만 보고 시드니로 갔다.. 하하. 시드니로 진입하니 우리 둘 다 피곤에 찌드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숙소에 도착하니 6시 40분이었다.. 우리 둘 다 들어가서 그냥 쉴까 이야기하다가 내가 찾아둔 시드니 한인타운 이야기 나오고, 저녁을 한식으로 먹자고 정했다. 나는 요즘 여행을 가면 네이버카페에 검색해 카페사람들이 올린 후기 글을 찾아보는 편이다. 왜냐면 이 후기 올려주는 사람들이 카페와 음식점 후기글을 맛깔나게 써줄뿐더러 되게 직설적이다.(차피 카페글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안 본다는 거라 생각하는지 찐후기를 써줌. 믿음이 감) 그렇게 한식까지 먹고, 한인마켓 돌아보고, 그러고 집에 와서 둘 다 뻗었다..















제5장 - 둘의 재미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장소보다도 누구와 갔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장소가 어딘들,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번 여행을 떠올리면 시드니의 풍경보다도 동생이 더 많이 생각난다. 이좌식 안 본 사이에 초반에 막 기어오르더니 눌러주니까 차분해졌다 ㅋㅋ시드니에서의 2박 3일은 무언가를 열심히 보러 다닌 시간이라기보다는 그냥 쉬고, 먹고, 산책하던 시간에 가까웠다. 기억나는 곳은 퀸 빅토리아 빌딩과 로열보타닉 가든, 오페라하우스, 한눈에 하버브리지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의 2시간 휴식, 시드니 서쪽에 위치한 코리아타운, 본다이/브론테비치 들이 가장기억에 난다. 서로가 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이거 보러 가자”라는 말을 했고, 갔다가 별로면 다른 곳으로 바로 노선 틀고 다음 일정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피곤하면 숙소로 돌아와 눕고, 배가 고프면 근처 가까운 맛집을 찾아가 먹었다. 차가 있으니 정말 너무 좋았다. 이젠 해외여행가면 2일은 차 빌려서 돌아다니는 게 여행지에 대한 예의라 생각됨 ㅎㅎ
시드니를 떠난 뒤에는 최종 목적지인 골드코스트를 향해 차로 이동하며 3일동안 캠핑을 했다. 첫날 넬슨베이, 둘째 날 울룽가, 마지막날 바이런베이,, 이동을 하면서 잠깐 들른 바다, 와이너리, 야경, 유명장소, 차가 없으면 못 가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국립공원, 호주 넘버완 아웃렛, 거리 다 너무나 좋았다. 하루하루 조금씩 북쪽으로 올라가며 매일 다른 캠핑장에서 밤을 보냈다. 텐트를 치는 일도, 짐을 정리하는 일도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하루가 익숙해질 즈음이면 다시 차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 불편한 점도 분명히 있었다. 그중 하나는 잠자리었다. 나는 그 불편함? 아니 익숙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텐트 안에 바닥 에어매트를 안 샀다. 살 수 있었지만, 안 샀다 ㅋㅋㅋ 준수가 진짜 괜찮냐고 몇 번을 물어봤지만 내 대답은 똑같았다. "육군중사는 원래 텐트도 필요 없어" 매트 없이 3일 동안 진짜 편하게 잤다. 매일 저녁마다 침대가 바뀌는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또 음식 생각하면 기억나는 게 호주는 캠핑장이나 동네 놀이터 어디를 가든 인덕션그릴? 이 다 구비되어 있다. 여기서 먹는 고기파티는 정말 나에게는 대만족이었다.(이 공용 인덕션 그릴은 진짜 한국에 도입되면 시내 공원은 자동으로 생길 거임.)그렇게 3일을 재밌게 캠핑을 하면서 드디어 골드코스트에 도착했다.
골드코스트,, 한국의 해운대+제주를 섞은 느낌의 관광지형 휴양지라 느껴졌다. 호주 현지인들도 쉬러오는 진짜 휴양지..
골드코스트의 첫인상은 확실히 휴양지였다. 그 많던 한국인들은 코빼기도 안보이고 다 호주사람들로만 보이는 관광객 뿐이었다. 준수친구인 샘이란 친구가 골드코스트에 대해 말해줄 때 현지인들도 휴가를 보내러 오는 곳이라는 말이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도시와 해변 모래사장은 분주해 보였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느긋해 보였다. 그에 맞게 우리도 특별히 '해야 할 일'을 만들지 않았다. 요 전주까지 해오던 느낌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날씨 좋으면 바다 나가고, 야경보러 갈까? 말나오면 그제서야 야경 이쁜 곳 찾아 이동해보고, 피곤하면 바다라도 나가서 태닝하고, 배가 고프면 '콜스'가서 장 봐오고 우린 그렇게 3일동안 골코 바다를 온몸으로 느꼈다.
이 여행의 후반부에 와서야 나는 완전히 '계획 없는 상태'에 익숙해져 있었다. 심적으로도 너무나 편안한 휴식이었다. 아마 이 여행이 끝난 뒤에도 호주 여행중에 다녀왔던 정확한 장소나 갔던 식당 이름은 점점 흐릿해질 것이다. 하지만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피는 장면, 골코 바다를 처음 마주했을 떄의 개방감, 같이 차타고 이동할 때의 분위기, 둘이 같이찍은 쎌카 그리고 옆에 있던 동생과 추억은 오래 남을 것 같다.
우리는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했고, 그것만으로 난 충분했다.




















동생 또 보러 가야겠다. 다음엔 가족들 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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